Post Black Belt의 2023년: 혼자서 만든 첫 서비스가 1600명의 사용자를 모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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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안녕하세요. Post Black Belt 앱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Quartz입니다. 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졌는데요, 다들 연말을 잘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어느덧 2023년의 끝이 다가오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하는 시기가 가까워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세운 정량적인 목표를 모두 달성하여 만족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감정들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개발자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고 주짓수를 위한 인디 앱을 운영해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1년 동안 Post Black Belt(포스트 블랙 벨트)를 운영하면서 얻은 성과와 생각들을 세 가지 관점으로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저의 경험이 아직 불완전하고 보완할 부분도 많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프로덕트 관점
💡이용자 1000명 달성 → 2023년 12월 현재 1600명으로 달성!

가장 처음으로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관점에서 한 해를 되돌아보겠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사실 Post Black Belt는 저의 개인적인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첫 앱 서비스입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2023년 일 년동안 1600명의 사용자 분들이 서비스에 공감해주셨고, 현재 매주 1000건의 소중한 일기들이 작성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통해 제가 직접 유저 분들을 모으려 노력했지만 감사하게도 현재는 입소문을 통해 매달 100명 이상의 신규 유저분들이 들어오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어떤 분들이 Post Black Belt를 사용하고 계실까요? 주짓수 승급체계 순서대로 화이트, 블루 퍼플 벨트 순으로 많은 유저가 분포하고 있고, 신기하게도 제 예상보다 청소년 유색(그레이, 옐로우, 오렌지, 그린) 벨트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보통 주짓수 수련자의 7-80%가 화이트 벨트에서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Post Black Belt 유저 분들 중 33%는 이 과정을 이겨내고 유색 벨트가 되신 분들입니다.

올해 제가 앱을 만들면서 가장 염원했던 기능 중 하나는 영어 버전 출시였습니다. 주짓수는 사실 국내보다는 세계적으로 더 인기가 높은 스포츠입니다. 한국 사용자를 천 명 달성한 이후 영어 언어를 지원하였고 여러 국가에서 Post Black Belt를 사용해주셨습니다. 전체 유저의 대부분인 95%는 한국이지만 미국, 아랍 에미리트, 브라질 순으로 주짓수를 사랑하는 다양한 국가에서 앱에 방문해주고 계십니다.
새로 배운 점
1. 혼자서 온전히 브랜드를 운영하기
프로덕트 관점에서 앱을 운영하며 가장 인상깊게 배운 것은 혼자서 작은 브랜드를 앱 서비스로 운영하는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유저가 늘어나고 서비스에 대해 애정과 책임감이 늘어나면서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3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혼자서: 혼자서도 스타트업
제가 잘하는 것은 개발이지만, 앱을 운영하면서 기획부터 개발, 운영, CS 그리고 홍보까지 해야 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의 창업과 운영 과정을 마치 함께 체험하듯이 습득할 수 있습니다. 혼자 앱을 운영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배움을 얻었지?”라는 물음을 말끔히 해소한 책입니다.
작은 브랜드: 창업가의 브랜딩
개인적으로 저의 취약점이라고 느낀 분야는 사업 전략과 브랜드 마케팅이었습니다. 유저들에게 Post Black Belt가 어떤 가치를 전달해야 하는지, 유저들이 Post Black Belt에 어떻게 함께 공감할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게 만들어준 시작점이 바로 이 책입니다. 제가 정의한 Post Black Belt는 “주짓수에 특화된 기능으로 수련자들이 효율적으로 기술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앱 서비스: 린 분석
올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구상하며 느낀 가장 큰 갈증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싶다” 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지표를 다방면으로 탐색하고 매일 측정 가능한 단순한 단 하나의 지표를 시작으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제시합니다. Post Black Belt에서는 이 지표를 활성 사용자 수로 두고, 매일 GA를 통해 일기를 작성하는 사용자 수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2. 우선순위를 산정하여 효율적으로 기획하기

본업이 아닌 사이드프로젝트의 가장 큰 현실적 제약은 시간입니다. 주 40시간 근무(및 매일 주짓수🥋)를 하면 물리적으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거의 주말 뿐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제 자신을 가장 칭찬하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34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빠르게 출시했다는 것입니다.
💡왜 이 기능 때문에 제품이 더 좋아지는가? (출처: 린분석): 이 기능의 효과가 측정 가능한가? 기능 구현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가? 이 기능이 제품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드는가? 새로운 기능에는 얼마나 많은 위험이 있는가? 새로운 기능이 얼마나 혁신적인가? 사용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한다고 하는가?
사실 34번 모두 효율적으로 기능을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한 달 넘게 공들여 개발한 기능을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거나, 정말 잘될 것이라고 예상하여 높은 집중력으로 며칠을 투자해 만든 기능이 계륵이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린 분석에서 말하는 기능을 개발하기 전 고려해야 할 7가지에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이더라도 7개의 질문을 정리한 후 칸반 보드에 처리해야할 순서를 정렬해두고 있습니다. 당장 기가 막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서 바로 개발을 착수하는 것이 아니라, 현 시점의 프로덕트에서는 우선순위를 먼저 판별하는 작업을 하다보니 시간 활용과 프로덕트 이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기능이 한 달 후에는 주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앱에 관련하여 떠오르는 모든 아이디어를 이 보드에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
1. 서비스 수익화
Post Black Belt를 처음 만들 때에는 개발 지식을 얻어가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1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면서 취미로 수익없이 앱을 운영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익화는 앱 운영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능의 확장성, 개발 원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해결법은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여러분들이 월말에 만들어주시는 운동 인증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현재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 따라서 2024년에는 앱 구독 모델을 통해 더욱 양질의 기능을 제공해보려 합니다.
2. 사용자 피드백 및 로그 모니터링
2023년 상반기에는 Google Form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실 사용자 분들의 피드백을 받아 많은 업데이트를 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청소년 유색 벨트, 다양한 일기 카테고리, 벨트 보관함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기획적, 기술적 도전들을 더 많이 시도한 것 같습니다. 2024년에는 현재까지 받았던 피드백을 다시 개선해보는 기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개발 관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 → 2023년 2월에 전환 성공!

이제 저의 본업인 개발자의 시선으로 2023년을 회고해보겠습니다. 작년 한 해도 Post Black Belt을 처음 시작하며 밤낮없이 개발을 하였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더 열심히 일한 것 같습니다. 1인 개발을 하며 기술 스택을 선정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해본 경험을 회사 업무에도 잘 적용해볼 수 있어 개발자로서도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새로 배운 점
1. 개발이 서비스의 전부가 아니다

올해 초, 앱을 출시하고 제가 얻은 결론은 “인디 앱을 운영하기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최적의 직업이다” 였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사업계획, 운영, 마케팅 그리고 디자인 등의 밸런스를 골고루 갖추어야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에는 더 좋은 코드를 짜고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개발에 쏟았지만, 하반기에는 Post Black Belt 서비스 자체에 대한 고민과 배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2. 좋은 라이브러리 적절하게 사용하여 빠르게 개발

올해는 LLM을 이용한 많은 AI 서비스들이 출시되었습니다. 저도 개발자로서 이 기술에 개인적인 관심이 있었고 제로베이스에서 학습을 통해 한 달만에 출시한 기능이 바로 AI Black Belt입니다. Vercel AI SDK, LangChain을 사용하여 정말 빠르게 코드로 구현할 수 있었고 베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분들이 사용해주셨습니다. 현재는 베타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였지만 이 분야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더 좋은 도구가 개발된다면 사용자 분들의 주짓수 수련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으로 연계시킬 예정입니다.
제가 Post Black Belt를 개발하며 가장 빠르게 출시한 기능은 도복 브랜드 한 눈에 확인하기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일주일 전, 해외 도복을 직구하기 위한 검색을 하다 다른 수련자 분들도 비슷한 환경일 것이라 생각하였고 22시간이라는 정말 짧은 시간만에 기획부터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능에서는 도복 브랜드를 추가하는 간편한 운영이 가장 주요하였는데 세일 정보가 생기면 코드를 수정하여 재배포하는 것이 아닌 빠르게 수정 사항을 반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Notion API를 사용하여 정말 단순하게 DB를 구성하였고, 사용자 분들이 제보해주시는 브랜드를 스마트폰으로도 손쉽게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브랜드 제보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아쉬운 점
1. 외부 의존성을 어떻게 최소화할까?
Post Black Belt는 Andorid와 iOS를 동시에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 Expo를 사용한 앱입니다. Expo Go는 매번 앱을 빌드하지 않아도 실기기에서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러나 Expo에서도 프로덕션 품질의 앱을 위해서라면 개발 빌드를 사용하라고 추천하듯이, Expo Go 환경과 출시 환경은 상이합니다. 올해 초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Expo Go에서만 개발하여 새 버전을 출시하고 앱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앱의 환경 의존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덕션 빌드 후 iOS의 TestFilght, Andorid의 내부 테스트를 반드시 거친 후 출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당황스러웠던 사건은 Apple 개발자 계정이 신원 확인 검토로 6주 정도 막힌 것이었습니다. 앱은 플랫폼 특성상 스토어 심사를 받아 업데이트를 출시하는데 이 과정도 함께 닫혀버려 신원 검토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약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스토어 심사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JS 번들만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Expo Updates(React Native의 Codepush와 같은 기능)의 도입을 검토하였지만, 이 또한 외부 라이브러리를 추가하는 것이므로 보류하였습니다.
주짓수 관점
💡블루벨트 달성 → 2023년 7월에 달성!
마지막으로 제가 Post Black Belt를 만들게 된 계기인 주짓수는 올해 어땠을까요? 앱을 처음 만들 때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블루벨트였지만, 올해 초부터 총 3번의 승급이 있었고 감사하게도 블루벨트를 받게 되었습니다.

상반기에는 더 많은 기술을 배워서 승급을 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더 열심히 해서 벨트에 맞는 실력을 얻기 위해 출석한 것 같습니다. 3월 말 부상으로 쉰 기간을 제외하면 제가 봐도 정말 징그럽게도 많이 도장에 얼굴을 비추었네요. 😅
새로 배운 점
주짓수는 배우면 배울수록 더 어려워지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 올해의 주짓수는 잘 못해서 하기 싫은 것들을 마주보고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사이드 포지션을 잡히기 싫어서 생긴 터틀로 방어하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 준비 운동 시간에 그 누구보다 열심히 새우빼기를 연습하고, 의식적으로 가드 포지션을 많이 가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주짓수를 너무 못하는 것처럼 느껴서 재미가 없어지면 새로운 도복을 사면서 극복하였고, 어느덧 도복이 11개가 되었습니다. 😎
아쉬운 점
올해 초 피로 누적으로 무릎 부상이 생기면서 다치지 않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벨트 승급은 관절을 하나 내어주어야 한다는 관장님의 말씀이 있었는데 관절을 꺾는 운동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안전한 인생을 살아와서 병원을 거의 가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올해 평생 간 정형외과보다 더 많이 들락날락하였고 도수치료도 처음 받아보았습니다. 가늘고 긴 주짓수 인생을 위해 요즘은 값비싼 보호대와 빠른 탭으로 부상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2023년 2월과 7월 두 번의 대회를 도전했으나 모두 아쉬운 결과를 받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던 비기너 시절 받은 메달이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2024년에는 더 열심히 운동해서 블루벨트로 대회를 재도전 해보고 싶습니다.
마무리하며
하나의 글에 2023년을 모두 정리할 수는 없지만 새삼 많은 것을 시도하고 경험해본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개발과 주짓수, 주말에는 주짓수 앱 개발을 하다보니 가끔 권태로울 때도 있었지만 한 해를 되돌아보니 많은 성장을 했다고 느낍니다. 올해가 시작할 때에는 이루기 힘들 수도 있겠다고 예상한 목표들을 모두 이뤄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23년 Post Black Belt를 사용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사용자 분들의 주짓수 수련에 더 많은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도록 많이 고민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ference
- 개발자가 사용하는 노션 노트 공개 (프로젝트, 목표, 일정 관리)
- WHAT PERCENTAGE OF BJJ WHITE BELTS QUIT?
- 린 분석
- 혼자서도 스타트업
- 창업가의 브랜딩
- Expo Go